탈핵 경주 시민 공동 행동,후쿠시마 핵사고 9주기 기자회견
이웃 나라 일본에서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가 난지 9주기가 됐다.
문명국가들은 후쿠시마 참사의 교훈을 깊이 받아들이고 있다.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벨기에 등 많은 국가에서 탈 핵발전소 정책에 박차를 가해왔고, 독일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체 전력의 40%이상(2018년 기준) 공급하는 등 2022년 완전 탈핵을 앞두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한국의 재생에너지 조건이 독일보다 우수하다고 한다. 또한 지구상에서 핵발전 의존도가 가장 높은 프랑스조차 올해 6월 페센하임 핵발전소 폐쇄를 시작으로 2035년까지 12기의 핵발전소 폐쇄를 계획하고 있다.
지구 반대편 나라들이 후쿠시마 핵 참사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에너지정책 전환을 적극 펼치는 반면, 한국의 주류 사회는 후쿠시마 참사를 옆집 강아지의 방귀 정도로 여기며 핵발전에 투항하고 있어서 매우 우려되는 9주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이하 공론화)이다. 우리는 2019년 10일 1일 기자회견에서 작금의 공론화를 “월성핵발전소 맥스터 건설을 위한 졸속, 반쪽, 함량미달, 찬핵” 공론화로 규정한 바 있다.
이러한 우리의 주장은 과연 틀리지 않았다. 맥스터 관련 경주시민의 의견 수렴을 위한 ‘월성원전 지역실행기구’가 작년 11월 21일 구성되고 4개월이 지났으나, 이곳에서 어떤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지 경주시민은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
소통 창구는 완전 봉쇄된 채 밀실에서 깜깜이 논의가 계속 되고 있어서 알 방법이 전혀 없다. 간간이 흘러나오는 소식은 월성핵발전소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맥스터 건설을 적기에 해야 한다 등 울화통 터지는 잡소리들뿐이다.
고준위핵폐기물 공론화의 본령은 월성핵발전소 맥스터의 적기 건설에 있지 않다.
경주시민의 입장에서 볼 때, 2005년 방폐장 유치 약속인 고준위핵폐기물 관련 시설을 더 이상 경주지역에 건설하지 않는다는 ‘정부의 약속’을 재확인하는 과정으로 되어야 한다.
그러나 작금의 공론화는 맥스터 건설을 강력히 추진하는 기관차를 보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폭주하는 기관차를 멈출 수 있는 대안으로 경주시민 주민투표를 요구하는 바이다. 맥스터 추가 건설 여부는 공론화를 통해서, 경주시민의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하기로 되어 있다.
그렇다면 주민투표를 마다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맥스터가 경주시민에게 지닌 무게를 헤아린다면 주민투표 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
월성핵발전소의 맥스터는 방폐장 특별법 18조에 위반되는 불법 위험 시설물이다. 우리는 맥스터 건설의 불법성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 ‘월성1~4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허가 취소소송’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 3월 5일부터 대대적인 국민소송인단 모집에 돌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투표를 강력히 요구하는 것은 우리 시민들을 굳게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주민투표를 통한 민의의 심판, 허가 취소소송을 통한 사법적 심판의 장벽을 겹겹이 높이 쌓아 고준위핵쓰레기장인 맥스터 건설을 저지할 것이다.
거듭 밝히지만,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는 대한민국의 참사로, 경주의 재난으로 받아들이고 안전사회의 대안을 적극 찾아나서야 한다. 이번 공론화는 안전사회를 여는 열쇠가 되어야지 또다시 핵발전 진흥정책의 뜀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시민들을 굳게 믿고 월성핵발전소 맥스터 찬반 주민투표를 통해 안전사회의 문을 열고 자 한다.
<우리의 요구>
1. 경주시와 경주시의회는 월성핵발전소 맥스터 찬반 주민투표 실시하라!
2. 월성원전 지역실행기구는 모든 논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즉각 해산하라!
3.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맥스터 승인 취소하라!
4. 한수원은 월성핵발전소 맥스터 건설 자재 반출하라!
2020. 3. 11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경북노동인권센터, 경주겨레하나, 경주시민총회, 경주여성노동자회, 경주학부모연대, 경주환경운동연합, 노동당경주, 더나은경주, 민주노총경주지부, 민중당경주지역위원회, 전교조경주초중등지회, 참소리시민모임, 천도교한울연대